8년 등록임대 60만 호 만기, 매매는 넘치고 전세는 사라진다
2017~2018년 등록된 민간 장기임대 60만 호가 2026년 만기를 맞습니다. 매매 시장에는 매물 폭탄, 전세 시장에는 저렴한 전세 소멸이라는 상반된 충격이 동시에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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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호가 쏟아집니다, 내 전세는 괜찮을까
8년 전 세금 혜택을 받으려 등록했던 임대주택 약 60만 호가 올해 만기를 맞습니다. 이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매매 시장에는 매물이 쏟아집니다. 가격이 눌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세 시장에서는 시세의 절반 수준이던 저렴한 전세가 사라집니다. 전세난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매매는 넘치는데, 전세는 귀해지는 이중 구조가 본격화되는 겁니다. 우리 같은 직장인에게는 "내 전세 계약은 어떻게 되나", "지금 집을 사야 하나"라는 현실적인 질문으로 다가옵니다. 하나씩 풀어보겠습니다.
8년 전 무슨 일이 있었나
다주택자에게 파격 혜택을 줬습니다
2017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임대사업자 등록을 장려했습니다.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세금을 크게 깎아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어떤 혜택이었냐면요.
- 종부세 합산배제: 종합부동산세를 매길 때 등록 임대주택은 빼줬습니다
- 양도세 중과배제: 집을 팔 때 붙는 무거운 세금(최고 82.5%)을 면제해줬습니다
- 장기보유특별공제 70%: 오래 갖고 있으면 양도차익의 70%까지 공제해줬습니다
대신 조건이 있었습니다. 최소 8년간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합니다. 임대료도 연 5% 이상 올릴 수 없습니다.
등록이 폭발적으로 늘었습니다
혜택이 워낙 파격적이다 보니 2018년 한 해에만 80만 호 이상이 등록됐습니다. 등록자 수도 15만 명을 넘겼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집값이 계속 올랐습니다. 임대사업자 제도가 "다주택자 세금 회피 수단"이라는 비판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정부는 방향을 틀었습니다. 2020년 아파트 등록임대 제도를 아예 폐지했습니다. 이미 등록한 물량은 만기까지만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그 만기가 바로 올해 2026년에 집중됩니다.
60만 호, 한꺼번에 쏟아지나
2026년이 피크입니다
서울 전체 등록임대주택은 약 41만 가구입니다. 이 중 56%, 약 23만 가구가 2030년까지 등록 말소 예정입니다. 그리고 가장 많이 풀리는 해가 바로 2026년입니다.
| 연도 | 말소 비중 | 서울 아파트 말소 호수 |
|---|---|---|
| 2025년 | 8% | 3,754호 |
| 2026년 | 18% (최대) | 22,822호 |
| 2027년 | 10% | 7,833호 |
| 2028년 | 10% | 7,008호 |
전국으로 보면 약 60만 호가 시장에 풀릴 예정입니다. 구성을 보면 아파트가 50%, 오피스텔과 다세대/다가구가 50%입니다.
만기가 집중되는 지역도 있습니다. 송파 문정동, 성남 분당 정자동, 용인 수지 풍덕천동, 고양 백석동, 인천 송도동 등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한꺼번에 쏟아지진 않습니다
"60만 호 폭탄"이라는 표현이 무섭게 들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완충장치가 있습니다.
첫째, 만기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6년에 걸쳐 분산됩니다. 2026년이 18%로 가장 많지만, 전부가 한 해에 풀리는 건 아닙니다.
둘째, 모든 임대사업자가 집을 파는 건 아닙니다. 재등록하거나 월세로 전환해서 계속 임대할 수도 있습니다.
셋째, 지역마다 흡수력이 다릅니다. 강남이나 분당 같은 곳은 매물이 나와도 금방 팔립니다. 반면 외곽 비인기 지역은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 정반대 충격이 옵니다
여기가 이번 이슈의 핵심입니다. 같은 60만 호인데,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정반대입니다.
매매 시장: 매물이 쏟아집니다
등록임대 만기가 풀리면 집주인들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이 집을 팔까, 계속 갖고 있을까?"
파는 쪽을 택하면 매물이 늘어납니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미 늘고 있습니다. 올해 1월 5만 6,219건이던 매물이 2월에는 6만 6,814건으로 한 달 만에 18.8% 급증했습니다.

여기에 등록임대 만기 물량까지 더해지면 매물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매물이 많아지면 가격에 하방 압력이 생깁니다. 쉽게 말해 집값이 눌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전세 시장: 싼 전세가 사라집니다
반대로 전세 시장에는 나쁜 소식입니다.
등록임대의 전세가가 얼마나 쌌는지 아시나요? 2024년 기준 서울 등록임대 평균 전세가는 2억 5,741만 원입니다. 같은 서울의 일반주택 평균 전세가는 4억 8,508만 원입니다. 등록임대가 일반 전세의 53.1% 수준인 겁니다.
연봉 5,000만 원 직장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일반 전세보다 약 2억 2,800만 원을 아끼고 사는 셈이었습니다. 이 저렴한 전세가 사라지는 겁니다.
| 구분 | 등록임대 | 일반주택 | 비율 |
|---|---|---|---|
| 전체 평균 | 2억 5,741만 원 | 4억 8,508만 원 | 53.1% |
| 단독/다가구 | 일반의 28.5% | — | 28.5% |
| 아파트 | 일반의 65.1% | — | 65.1% |
| 6년간 전세 상승률 | 14.4% | 36.6% | 22.2%p 차이 |
연봉 5,000만 원 직장인 기준 등록임대에 살면 일반 전세 대비 약 2억 2,800만 원을 아끼는 셈입니다. 이 저렴한 전세가 올해 사라집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날까요? 등록임대는 연 5% 인상 제한이 걸려 있었습니다. 6년간 일반주택 전세가가 36.6% 오르는 동안, 등록임대 전세는 14.4%만 올랐습니다. 갭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저렴한 전세가 만기와 함께 사라지면, 세입자들은 시세 수준의 전세를 구해야 합니다. 전세 매물도 이미 줄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전년 동기 대비 30.7% 감소했습니다.
정리하면 이런 그림입니다. 매매 매물은 26% 증가, 전세/월세 매물은 16% 감소. "매매는 넘치는데 전세는 귀한" 구조가 현실이 됐습니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불에 기름을 붓습니다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변수가 있습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종료됩니다.
양도세 중과가 뭐냐면요. 집을 2채 이상 가진 사람이 집을 팔 때 세금을 훨씬 무겁게 매기는 제도입니다. 중과세율은 최고 82.5%입니다. 3억 원 차익이 나도 세금으로 2억 4,750만 원을 내야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과를 유예해줬습니다. 그런데 5월 9일 이후로는 중과가 부활합니다.
그래서 다주택자들은 5월 9일 전에 팔려고 합니다. 등록임대 만기 물량에 더해, 일반 다주택자 매도 물량까지 겹치는 겁니다. 이중 매물 출회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매매 매물은 넘치고, 전세는 귀해지는 이중 구조가 동시에 작동합니다
임대사업자, 세입자, 매수 대기자: 각각 어떻게 해야 할까
임대사업자: 팔까, 버틸까
등록임대 만기를 맞은 집주인은 세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첫째, 만기 후 1년 이내에 매각하는 방법입니다. 자진 말소 또는 자동 말소 후 1년 이내에 팔면 양도세 중과배제가 적용됩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최대 70%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세금 차이를 보겠습니다. 2018년에 5억 원에 산 집이 지금 8억 원이라고 가정합니다. 양도차익은 3억 원입니다.
- 등록 유지 중 양도(중과배제): 실효세 약 2,000~3,000만 원대
- 말소 후 1년 넘겨서 양도(중과 적용): 양도세 약 7,500만~1억 원대
차이가 5,000만 원 이상 납니다. 월급쟁이 연봉 1년치입니다. 타이밍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둘째, 재등록하는 방법입니다. 종부세 합산배제와 임대소득세 혜택을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2026년부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100%로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이 커집니다.
셋째, 월세로 전환하는 방법입니다. 매각 대신 임대료를 시세 수준으로 올려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입니다. 전세에서 월세로 바꾸는 집주인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 항목 | 매각 | 재등록 | 월세 전환 |
|---|---|---|---|
| 양도세 | 중과배제 (말소 후 1년 이내 조건) | 매각 시점 적용 | 해당 없음 |
| 종부세 | 소유 종료 | 합산배제 유지 | 공정시장가액비율 100% 적용 |
| 임대소득세 | 해당 없음 | 세액공제 유지 | 시세 기준 과세 |
| 기대 수익률 | 매각 차익 | 현행 유지 | 월세 수익률 4~5% |
| 주요 리스크 | 타이밍 실패 시 양도세 중과 적용 | 보유세 부담 증가 | 공실 위험 임차인 분쟁 |
세입자: 당장 확인해야 할 것들
등록임대에 살고 있는 세입자라면 긴장되실 겁니다. 의무임대기간이 끝나면 연 5% 인상 제한이 풀립니다. 시세의 53%에 살고 있었다면, 보증금이 거의 두 배 가까이 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게요. 지금 전세보증금이 2억 5,000만 원이라면, 시세대로라면 4억 7,000만 원 수준입니다. 한꺼번에 2억 2,000만 원을 더 마련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당할 일은 아닙니다. 대응 방법이 있습니다.
1. 만기 통보 시점을 확인하세요. 임대인은 최소 6개월 전에 만기를 통보할 의무가 있습니다. 갑자기 나가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2. 계약갱신청구권을 쓸 수 있습니다. 등록 말소 후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갱신청구권 1회를 쓸 수 있습니다. 2년 연장에 5% 이내 인상만 허용됩니다.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3.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을 확인하세요. HUG(주택도시보증공사)나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반드시 체크해야 합니다.
4. 이사 계획을 미리 세우세요. 갱신청구권으로 2년을 벌어도, 그다음 계약에서는 시세 인상이 불가피합니다. 미리 대안을 찾아두는 게 현명합니다.
5. 만약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퇴거 후에도 대항력(보증금을 돌려받을 권리)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매수 대기자: 기회인가, 함정인가
집을 사려고 기다리던 30~40대 직장인이라면 궁금할 겁니다. "급매 기회가 올까?"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에 따라 다릅니다.
서울 핵심권(강남3구, 송파, 성동, 동작): 만기 매물이 나와도 수요가 탄탄해서 금방 팔립니다. 일시적 가격 하락이 진입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경기 핵심권(분당, 판교): 실수요자가 많아서 매물 흡수력이 높습니다. 급매를 잡으면 월세 수익률 4~5%도 가능합니다.
경기 외곽(수지, 기흥, 일산): 주의가 필요합니다. 전세가율 하락 시 가격 조정 폭이 커질 수 있습니다. 특히 비브랜드 구축 아파트는 급매 위험이 있습니다.
광역시권(부산, 인천, 대구): 2017~2018년에 지어진 오피스텔 물량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공실과 가격 하락이 동반될 수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커뮤니티에서는 어떤 반응일까
임대인 측: "집주인 잡으려다 서민 잡는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이렇게 주장합니다.
"등록임대는 21가지 의무를 이행하면서 공공임대에 준하는 역할을 해왔다. 양질의 임대 물량 재고를 늘리는 공적 기능을 인정해야 한다."
임대인 커뮤니티에서는 "시세의 53%로 전세를 놓아왔는데, 이걸 없애면 결국 피해는 세입자에게 간다"는 반응이 주류입니다.
세입자 측: "싼 전세가 사라지는 게 가장 걱정"
세입자들의 가장 큰 걱정은 저렴한 전세의 소멸입니다. "결국 월세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큽니다. 특히 청년과 사회초년생 같은 주거 취약계층에게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매물이 많이 나오면 내 집 마련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섞여 있습니다. 불안과 기대가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뭐라고 할까
"시장은 한 번의 충격 후에 재조정된다. 진짜 기회는 정책이 아니라 만기에서 나온다. 2026년은 일괄적 폭락보다 유형별 양극화로 전개될 것이다."
---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의견을 내놨습니다.
"전세 유통 물량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양도세 중과 시행 전 거래가 늘면 임차인들이 매수한 집으로 옮기고 기존 거주지가 전세로 다시 나오면서 전세 총량이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즉 매매가 늘면 전세 물량이 돌고 돈다는 논리입니다. 다만 시차가 발생한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그 시차 동안 전세난을 겪는 건 결국 세입자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단기(2026년 상반기): 매물 러시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전까지 매도가 집중됩니다. 등록임대 만기 물량까지 합쳐지면 매물이 상당히 늘어납니다. 전세 매물은 계속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전세가 상승 압력이 커집니다.
중기(2026년 하반기~2027년): 양극화
매물 소화 구간에 들어갑니다. 인기 지역은 빠르게 안정을 찾고, 비인기 지역은 가격 조정이 이어집니다. 전세에서 월세로의 전환이 가속됩니다.
특히 전세 시장 압박이 심합니다. 2026년 서울 입주 물량이 2,923세대에 불과합니다. 전년보다 3만 9,000세대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저렴한 등록임대 전세 소멸과 신규 입주 부족이 겹치면서 전세가가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6년 전국 아파트값 0.8%, 수도권 2% 상승을 전망했습니다.
장기(2028~2030년): 구조 변화
잔여 등록임대(추가 30%)가 계속 말소됩니다. 전세 중심이던 한국 임대시장이 월세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 양도세 중과 유예 5월 9일 종료
- 등록임대 만기 물량 피크 (18%)
- 매매 매물 급증 + 전세 매물 감소
- 매물 소화 구간 진입
- 전세 → 월세 전환 가속
- 서울 입주 물량 2,923세대 (역대 최저)
- 인기 지역: 빠른 안정
- 비인기 외곽: 가격 조정 지속
- 전세가 상승 압력 지속
- 잔여 등록임대 30% 추가 말소
- 한국 임대시장 전세 → 월세 중심 전환
- 임대 시장 구조적 재편 완료
정리하면
8년 등록임대 60만 호 만기는 단순히 매물이 늘어나는 이벤트가 아닙니다. 매매와 전세라는 두 시장에 상반된 충격을 동시에 주는 구조적 변화입니다.
집을 팔려는 사람에게는 타이밍이 핵심입니다. 말소 후 1년 이내 매각과 중과 적용 매각의 세금 차이가 연봉 1년치입니다.
전세에 살고 있다면 계약갱신청구권이라는 방패가 있습니다. 2년의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그 사이 대안을 마련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집을 사려는 분이라면 지역별 차이를 잘 봐야 합니다. 강남/분당은 금방 흡수되고, 외곽은 조정이 깊어질 수 있습니다.
2026년 부동산 시장은 한마디로 "리셋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이 변화가 기회가 될지, 위기가 될지는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중요한 건 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